대법원. (사진=설현수 기자)
대법원. (사진=설현수 기자)

(서울=우리뉴스) 설현수 기자 = 미성년 자녀가 있거나 배우자가 있는 성전환자도 성별 정정을 허가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24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성전환자 A씨가 "가족관계등록부 성별란에 '남'으로 기록된 것을 '여'로 정정하도록 허가해 달라"며 제기한 등록부 정정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남성으로 태어난 A씨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으로서 귀속감을 느끼다가 지난 2013년 정신과 의사에게서 '성 주체성 장애'란 진단을 받고 호르몬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018년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지난 2019년 "자신의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슬하에 미성년 자녀들이 있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신청인의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토록 허용하면 미성년 자녀 입장에서 아버지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는 상황을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한다"며 "정신적 혼란과 충격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과 2심의 결정은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 성별 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난 2011년 9월 성별 정정을 불허한 전원합의체 판단을 따른 것이나,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해 11년 만에 뒤집히게 됐다.

전원합의체는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신청을 허가하지 않는 것은 국제 인권 규범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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